검색결과23건
프로농구

8관왕 오른 ‘농구 여제’ KB 박지수, 통산 4번째 MVP…키아나 스미스는 3관왕 [IS 여의도]

청주 KB 박지수(26·1m96㎝)가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통산 4번째 최우수선수(MVP)상을 품었다. 동시에 WKBL 시상식 최초로 8관왕 위업을 달성했다. 용인 삼성생명 키아나 스미스는 3관왕에 오르며 다음 시즌 기대감을 더욱 키웠다.박지수는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MVP로 선정됐다. 그는 기자단 투표 110표를 모두 받아 통산 4번째 MVP를 수상했다. 자신의 4개의 정규리그 MVP 중, 3번이 만장일치였다.박지수는 앞서 계량상 부문인 ▶득점상 ▶리바운드상 ▶블록상 ▶2점야투상 ▶윤덕주상(최고 공헌도), 투표 부문인 ▶MVP ▶베스트5(센터) ▶우수수비선수상까지 더해 까지 포함해 8관왕에 올랐다. 박지수는 지난 2021년과 2022년 연속 7관왕에 오르며 최초 위업을 달성했는데, 2년 만에 새 기록을 썼다.박지수는 이번 수상으로 MVP 부문 1위 정선민(은퇴·7회) 2위 박혜진(우리은행·5회)에 뒤를 이어 단독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지수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건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이다. 박지수는 지난 시즌엔 공황장애 여파와 손가락 부상이 겹치며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지 못했고, 팀도 5위에 그치며 봄농구를 하지 못했다.그랬던 박지수는 “보물답게 빛나는 플레이를 보여주겠다”라는 각오로 돌아왔다. 박지수가 전면에 선 KB는 정규리그 승률 9할(27승 3패)이라는 역대급 페이스로 1위를 차지했다. 홈에서는 15경기 전승으로 단일 시즌 도입 이후 최초의 기록을 썼다.박지수의 올 시즌 최종 정규리그 기록은 평균 20.3점(1위) 15.2리바운드(1위) 5.4 어시스트(3위) 1.8블록(1위) 2점슛 성공률 60.58%(1위), ‘농구 여제’라는 타이틀다운 활약이었다.박지수는 MVP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당당히 행사의 가장 마지막을 장식했다. 그는 “지난해 4월 7일부터 1년 동안 농구하며 많은 고생을 했다. 모든 팀 구성원이 누구보다 열심히 한 걸 알고 있다. 자랑스럽다는 말을 모두에게 전하고 싶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어 “‘항상 이겨내야 한다’ ‘버텨야 한다’라는 말이 벅찬 순간도 있었지만, 잘 이겨내서 이 자리에 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이제는 ‘후회 없이 하자’라는 말을 자신에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정규리그 우승을 이끈 김완수 감독은 지도상을 수상하며 리그 최우수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김완수 감독은 단상에 오른 뒤 “송구스럽고, 감사한 마음이 교차한다. WKBL의 5개 구단 감독들을 대표해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스태프, 코치진, 선수들이 나에게 상을 만들어줬다. 다음 시즌에 더욱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기량발전상(MIP)과 식스우먼상은 이해란과 키아나 스미스(이상 용인 삼성생명)에게 향했다. 이해란은 지난 시즌 평균 9.07점 4.43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올 시즌 13.43점 6.43리바운드로 눈에 띄는 성장을 보여줬다. 이해란은 “솔직히 수상할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다. 모든 팀원이 만들어낸 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구단 관계자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키아나 스미스는 신인상과 식스우먼상에 이어, 3점 야투상 포함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시즌을 완성했다. 그는 지난 시즌 WKBL 무대를 밟았으나 부상 탓에 많은 출전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건강하게 복귀한 이번 시즌, 뛰어난 기량을 선보이며 이름값을 했다. 그는 이날 비록 행사장에 참석하진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이 자리에 오게 돼 기쁘다. 무엇보다 큰 부상을 겪었는데, 내가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해 준 팀과 팬들께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시 뒤기까지 정신, 신체적으로 힘들었는데, 이 자리까지 오게 돼 기쁘다. 팀이 보여준 공감과 신뢰, 사랑에 감사하다”라고 공을 돌렸다. 베스트 5에는 현재와 미래를 이끄는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이번에 처음으로 베스트5에 등극한 허예은은 “코트 위에 서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이런 상까지 받아 너무 감사하다. 많은 도움과 희생이 있었다. 부족한 저를 믿어준 감독, 코치진, 프런트 모든 분들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이어 박지현은 “챔프전 우승의 여운이 남은 상태에서, 소감을 전할 수 있어 특별하고 영광스럽다. 이번 시즌 팀만큼이나 하나가 된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더 노력하고, 도전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워드에는 베테랑 김단비와 김소니아가 베스트5에 포함됐다. 김단비는 “한 시즌 고생한 모든 팀 구성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제는 미래가 아닌 현재가 된 박지현 선수에게 너무 대견하다는 말, 그리고 돌아와 준 박혜진 선수에게도 고맙다. 모든 우리은행 선수들에게 이 상을 돌리겠다”라고 전했다.김소니아는 “이번 시즌 정말 힘들었다.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하지 못한 건 안타깝지만, 항상 응원해주신 팬, 가족에게 정말 감사하다. 다음 시즌 더 멋진 경기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여의도=김우중 기자 2024.04.04 18:15
프로농구

올해도 우리은행·김단비 천하였다…2년 연속 챔프전 우승·MVP 금자탑(종합)

여자 프로농구 아산 우리은행이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했다. '에이스' 김단비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거둔 결실이라 그 의미는 더욱 값졌다.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30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4차전에서 청주 KB 스타즈를 78-7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1차전과 3차전 승리에 이어 챔피언결정전 전적 3승 1패로 우승을 확정했다.이로써 우리은행은 지난 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이자 통산 12번째 우승을 차지하며 명실상부한 여자농구 최강팀 입지를 다졌다. 시즌 전 김정은의 이적과 유승희·박혜진 등의 부상 등 시즌 내내 연이은 악재로 힘겨운 시즌을 보냈던 우리은행이기에 이번 우승은 더욱 의미가 컸다. KB가 정규리그를 9할 승률(27승 패)로 우승한 터라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열세일 거란 전망마저 뒤집은 우승이라 더욱 짜릿한 우승이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만 8번째로 늘린 위성우 감독마저 “여러 번 우승을 해봤지만 올해 우승이 가장 힘들었고, 가장 기쁜 것 같다”며 웃어 보일 정도였다.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는 59표 중 무려 58표(박지현 1표)를 받은 김단비가 품었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 이적과 동시에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김단비는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박지수와 치열하게 경합했고, 중요한 순간마다 에이스 역할을 해내며 역대 5번째 2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MVP의 영예를 안았다. 김단비는 2244석이 매진된 홈팬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시즌 내내 이어졌던 뜨거운 응원에 화답했다. 실제 김단비는 챔피언결정전 내내 박지수를 밀착 마크하며 ‘박지수 봉쇄’에 앞장섰다. 신장은 16㎝나 작지만 집요한 몸싸움과 수비로 박지수를 괴롭혔다. 4차전 박지수와 맞선 상황에서 껑충 뛰어 공을 스틸한 뒤 박지수의 U파울까지 이끌기도 했다. 공격 상황에서도 여지없이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이번 4차전에선 홀로 24득점에 7리바운드·7어시스트·4스틸·5블록으로 펄펄 날았다. 앞서 1차전 17득점·7리바운드, 2차전 25득점·9리바운드·8어시스트, 3차전 21득점·6어시스트 등 챔피언결정전 내내 우리은행을 이끌며 MVP 자격을 스스로 증명해보였다.반면 정규리그를 압도적으로 제패한 KB는 박지수와 강이슬 등을 앞세워 통합 우승에 도전했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집중력이 떨어지며 결국 고개를 숙였다. 궁지에 몰린 채 치른 4차전에서도 KB는 한때 역전에 성공하는 등 분위기를 잡고도 끝내 그 기세를 이어가지 못한 채 무너졌다. 중요한 무대에서 나온 강이슬의 무득점 침묵, 허예은의 이른 5반칙 퇴장 등 연이은 악재로 아쉬움도 컸다.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둔 우리은행은 이날 1쿼터부터 기선을 제압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특히 박지수를 1쿼터 무득점으로 꽁꽁 묶은 사이 김단비와 박지현의 활약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박지현은 1쿼터에만 11점을 몰아넣었고, 김단비도 9점을 보탰다. 1쿼터는 우리은행이 20-13으로 리드를 잡았다.물론 위기도 있었다. 우리은행은 2쿼터 한때 29-20까지 격차를 벌렸으나 KB의 반격에 흔들리며 추격을 허용했다. 허예은과 박지수의 연이은 득점포가 터졌고, 이윤미의 동점 외곽포에 결국 전반을 31-31로 맞선 채 마쳤다.후반에는 흐름이 KB로 기우는 듯 보였다. 박지수의 역전 골밑 득점을 시작으로 박지수와 염윤아의 연속 득점을 더해지면서 우리은행이 31-37로 밀렸다. 그러나 KB 허예은이 3쿼터 6분 10초를 남기고 5반칙으로 퇴장당하면서 우리은행에 기회가 생겼다. KB가 좀처럼 득점을 추가하지 못하는 사이 박혜진과 최이샘의 2연속 3점포를 앞세워 우리은행이 다시 리드를 잡았다. 마지막 4쿼터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대접전이 펼쳐졌다. KB가 반격에 나서면서 53-53 균형이 맞춰졌고, 이후 양 팀이 동점과 역전을 주고받으며 60-60까지 맞섰다. 그야말로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흐름이 이어졌다.치열했던 흐름을 깬 건 ‘에이스’ 김단비였다. 63-62로 1점 차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 김단비는 박지수의 2점슛이 무위로 돌아간 사이 결정적인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직접 골밑 득점까지 성공시켰다. 이어 김민정의 공을 스틸하고 추가 득점까지 만들어내며 67-62로 우리은행이 격차를 벌렸다.KB가 김민정과 염윤아의 득점을 앞세워 1점 차까지 다시 추격하자,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박지현의 결정적인 3점슛 2개가 잇따라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후 박지현과 박혜진이 침착하게 자유투로 득점을 추가하면서 KB의 추격을 뿌리쳤다. 결국 우리은행이 올해도 여자 프로농구 최정상에 우뚝 섰고, 그 중심에 김단비가 있었다.경기 후 위성우 감독은 중계사 인터뷰를 통해 “아무 생각도 없다. 다른 것보다도 올 시즌 정말 힘든 시즌이었다. 여러 우승 중에서도 올해 우승이 가장 힘들었고, 그래서 가장 기쁜 거 같다”며 “유승희 선수 다치고, 김정은 선수가 다른 팀으로 가고 시즌 들어오면서 힘들지 않은 날이 없었던 거 같다. 그래도 선수들이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해줬다. 선수들이 목적을 위해 훈련을 잘 따라와 줘서 고맙다”고 했다.이어 “박혜진 선수는 사실 올 시즌 팀에 못 들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너무 아팠기 때문이다. 힘든 몸을 이끌고 주장으로서 희생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시즌이 아닌가 생각한다.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상황에서 선수들이 많이 없었다. 아무래도 많이 못 뛰었던 나윤정 선수나 이명관 선수 등이 잘해줬다. 물론 기존 선수들도 잘해줬지만, 그 선수들이 없었으면 우승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올 시즌 경기 중에 오늘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챔프전도 여러 번 해봤지만 오늘이 가장 힘들었다”며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옆에서 힘을 보태주는 전주원·임영희 코치, 가려져 있지만 다른 코칭스태프, 매니저들, 선수들 다들 너무 열심히 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서 모든 사람들한테 감사드린다”고 했다. 김명석 기자 2024.03.30 21:05
프로농구

[IS 승장] 김완수 감독 "매직넘버 1, 만감 교차...선수들 노력의 결과"

"만감이 교차한다. 저희 선수들이 비시즌 정말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 노력했다. 그 성과가 나오고, 보상을 받는 것 같다 감격스럽다."김완수 청주 KB 감독이 2년 만에 정규리그 챔피언을 눈앞에 뒀다. 김 감독은 선수단의 땀방울에 공을 돌렸다.KB는 11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아산 우리은행과 맞대결에서 71-61로 승리했다. 최근 12연승을 질주한 KB는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 짓는 매직 넘버까지 단 1만 남겼다. 오는 14일 부산 BNK전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으로 우승을 결정하게 된다.지난 시즌 5위에 그쳤던 KB로서는 의미 깊은 부활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완수 KB 감독은 "사실 만감이 교차한다. 우리 선수들이 지난 시즌 힘든 시기를 보낸 후 비시즌 동안 정말 많은 땀과 눈물을 흘리면서 노력했다. 그게 이제야 성과로 나온 것이고, 선수들이 보상받게 됐다. 정말 감격스럽고 지도자로서 보람차다"고 소감을 전했다.살아난 에이스 박지수의 비중이 단연 크다. 올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0순위로 꼽히는 그는 이날도 33점 16리바운드로 경기를 지배했다. 내로라하는 우리은행 주축 선수들이 박지수를 막아서려 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주전 슈터 강이슬과 가드 허예은도 11점, 10점으로 중요한 순간 결정적 득점을 더했다.김완수 감독은 "우리은행은 너무 좋은 선수들이 많아 상대하기 힘들다. 공략하기 어렵다"면서도 "오늘도 지수가 '박지수'해줬다. 중요한 순간에 1점 차까지 쫓기면서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는데, 이슬이의 한 방이 컸다. 역시 슈터는 중요한 순간 다르다"고 치켜세웠다. 허예은에 대해서도 "자신감 있는 모습이 좋다. 욕심이 아니라 자신감으로 쏘는 슛이라 들어갈 수 있었다. 자신감 있는 시도라면 어떤 선수든 허용해주고 싶다"고 전했다.사실상 정규리그 우승은 확정이다. 남은 경기는 페이스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체력을 관리하는 게 관건이다. 김완수 감독은 "우선 우승을 빨리 확정하는 게 먼저다. 그 다음 다른 팀들도 플레이오프 다툼을 이어가고 잇으니 우리도 신경을 써야 한다. 코칭스태프와 미팅하면서 지수, 이슬이, 윤아 등의 출전 시간은 조정하겠지만 가비지 게임을 하긴 쉽지 않다"고 전했다.청주=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11 20:39
스포츠일반

[항저우AG가 남긴 논란②] 아시아에서도 이류 전락...프로농구 프로배구에 무슨 일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와 남자축구 대표팀은 금메달을 따냈다. 그러나 남녀배구는 각각 12강 탈락, 5위를 기록했다. 남자농구는 7위라는 최악의 성적을 냈다. 여자농구는 동메달로 체면치레하는데 그쳤고, 야구대표팀도 금메달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농구와 배구는 한국의 대표 인기 프로스포츠 종목이라는 점에서 아시아 3위 안에도 못 들어가는 성적표가 수치스러울 정도다. 국제 종합대회 때마다 프로 구기종목인 농구와 배구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고 자원들이 수준급의 지원과 연봉을 받으며 풀타임으로 운동을 하는데, 이들로 구성된 대표팀은 왜 아시아에서도 '이류'로 전락했을까. 가장 큰 문제는 유망주 부재다. 단순히 국제 대회 성적 부진만이 문제가 아니라, 국내 리그에서도 유망주가 없고, 대형 스타 재목이 나타나지 않아 인기가 사그러드는 게 현실이다. 2022~23시즌 프로배구 정규리그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는 한선수(38)와 김연경(35)이었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MVP는 김선형(35), 여자프로농구 MVP는 김단비(33)였다. 남녀 프로농구와 배구 MVP의 평균연령이 35.3세다. 실력에서 이들을 압도적으로 넘어서는 후배가 농구-배구 전체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번 항저우 대회 대표팀에서 한선수는 남자배구 대표팀의 긴급 호출을 받고 다시 소집됐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여자배구 대표팀은 김연경을 비롯한 베테랑들이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후 성적이 급전직하했다. KBS 해설위원을 맡았던 김연경은 이번 배구대표팀 부진에 대해 “내가 뛰는 동안 미래 세대에 대한 준비가 안 된 것 같다”며 유소년 시스템을 갖춰서 인재를 육성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스템 측면에서 부진 원인은 또 있다. 한국 배구와 농구는 선수층이 얇은 상황에서 프로리그를 운영한다. 팀별로 두터운 선수층을 갖추지 못해 소수의 뛰어난 선수들이 긴 프로 시즌 동안 집중적으로 혹사당한다. 게다가 혹사당한 팀별 주전 선수들이 고스란히 대표팀에도 차출된다. 남자 프로농구 스타급 선수들의 경우 시즌이 훨씬 더 길고 경기 수가 많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들과 비교해도 한 시즌 경기 수나 평균 출전시간이 엇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NBA의 미국 출신 스타들은 비시즌 동안 대표팀 부담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정도다. 올해 월드컵 미국대표팀은 대학 선발이었다. 반면 선수층이 얄팍한 한국은 농구를 기준으로 할 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 10~15명이 올림픽과 월드컵,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을 모두 뛰어야 한다. 결국 대표 소집 때마다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불참하고, 국제대회 때마다 부상 탓에 주요 선수들의 공백이 속출하니 한국 대표팀의 고유한 색깔을 입히거나 팀워크 훈련을 하는 게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한정된 스폰서 자원이 프로 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대표팀을 관리하는 협회는 스폰서 구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전임 감독제, 전문적인 스태프 지원, 훈련 환경 지원 등의 지원 활동이 턱없이 적다. 성적이 나오기 힘든 구조적 악순환이 20여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최대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대표팀 운영을 하려는 노력도 거의 없었던 것도 문제다. 농구와 배구 대표팀은 국제대회의 경쟁국을 제대로 분석하거나 세계적인 강팀의 트렌드와 흐름을 분석해 적용하는 것조차 전혀 하지 못했다. 한국이 뒷걸음질 하는 동안 다른 아시아팀들은 꾸준히 노력했다. 빡빡한 프로리그가 없는 상태에서 협회가 대표팀에 체계적인 지원을 한 일본 남녀 농구는 괄목할 성장을 보여줬다. 아시아 최고의 선수층을 보유한 중국은 늘 일정 수준 이상의 기량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근에는 동남아 팀들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한국 농구와 배구는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윤봉우 배구 해설위원은 이번 항저우 대회의 부진을 한마디로 "한국은 실력에서 졌다. 반면 다른 나라들은 발전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정리했다. 안덕수 농구 해설위원은 "일본 여자농구가 어린 선수들을 미국과 호주에 유학시키면서 스피디하고 전원이 3점 공격에 나서는 세계적인 흐름을 따라잡았다. 한국은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국 구기종목이 당장의 프로 리그 우승이나 인기, 현재 기득권층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데 혈안이 된 듯 근시안적인 행정을 보였다. 이게 국제경쟁력을 저해하는 데 치명적인 독소 역할을 했다. 프로리그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면서도 대표팀의 클래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프로연맹과 협회가 협업해 멀리 내다보는 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차근차근 인프라와 선수층을 넓혀가는 게 절실하다. 이은경 기자 2023.10.13 07:29
프로농구

[IS 다카사키] KB '일본 챔피언' 잡았다…ENEOS에 18점 차 완승 쾌거

청주 KB 스타즈가 ‘일본 챔피언’ ENEOS 선플라워스를 완파하고 국내 여자농구 자존심을 지켰다. 인천 신한은행은 잘 싸우고도 아쉽게 졌지만, 어린 선수들을 중심으로 값진 경험을 쌓았다.KB는 16일 오후 3시 일본 군마현 다카사키시의 다카사키 아레나에서 열린 W리그 서머캠프 2023 in 다카사키 둘째 날 ENEOS를 85-67로 완파했다. ENEOS는 지난 시즌 일본 W리그 정규리그 4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정상에 오른 팀이다. 전날 일본 하위권 팀인 야마나시 퀸비즈전 패배로 자존심을 구겼던 KB는 이날 일본 챔피언을 완파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야마나시전은 다만 어린 선수들이 주축으로 뛰었던 경기였다. 강이슬이 3점슛 5개 포함 29점에 6리바운드로 맹활약했고, 박지수도 17점 12리바운드 3블록으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양지수도 3점슛 2개 포함 9점, 허예은과 염윤아도 각각 8점과 7점으로 힘을 보탰다. KB는 17일 정오 아란마레전을 끝으로 이번 서머캠프 일정을 마무리한다. 1쿼터 중반부터 압도적인 기세를 보여줬다. 강이슬이 초반 기선을 제압하는데 앞장섰다. 초반 3점슛 2개를 터뜨리며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고, 승부를 뒤집는 역전 3점슛 역시 강이슬이 터뜨렸다. 강이슬을 앞세워 리드를 잡은 KB는 이날 단 한 번도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염윤아와 양지수도 외곽포로 힘을 보탰다. 박지수는 일본 현지 팬들의 탄성이 나올 정도의 높이로 골밑을 장악했다. 1쿼터 KB의 6점 차 리드는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박지수와 이채은이 초반 8득점을 합작해 내며 KB가 승기를 잡았다. 일본 챔피언인 만큼 현지 관중들의 시선도 두 팀의 경기에 쏠렸는데, KB는 ENEOS의 반격 의지를 번번이 꺾어냈다. 특히 박지수는 상대의 슛을 가볍게 블록해내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 3쿼터 초반 한때 득점이 나오지 않아 9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한 시기가 있었지만, 그때도 박지수가 골밑 득점과 블록, 리바운드 등으로 경기를 지배했다.KB의 집중력은 마지막 4쿼터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박지수와 허예은, 강이슬의 연속 득점으로 19점 차까지 격차를 벌렸다. ENEOS는 자존심을 지키려 막판 반격에 나섰지만 KB는 방심하지 않고 치열하게 경기를 치렀다. 승기가 기울자 KB는 경기 막판 어린 선수들을 대거 라인업에 투입시켜 경험까지 쌓게 했다. 결국 경기는 KB의 85-67, 18점 차 완승으로 막을 내렸다.김완수 감독은 경기 후 “전날 치른 경기들은 선수도, 나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날은 초반부터 선수들이 집중력을 가지고 뛰어줬다. 어제부터 선수단, 코칭스태프 등 미팅을 많이 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얘기를 많이 했는데, 선수들이 잘 수행해 줬다. 주전 선수 1~2명이 빠졌지만 지난 시즌 챔피언 팀을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이어 “전날엔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기용했다면, 오늘은 시즌 모드로 진행했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합도 맞춰봐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로테이션으로 두 가지 모두 가져가려고 하고는 있다. 다음 경기 역시 정규시즌 모드로 진행하고, 앞으로 있을 전지훈련에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진행해 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KB보다 먼저 경기를 치른 신한은행은 도쿄 하네다에 져 대회 2연패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은 16일 오후 1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 2차전에서 도쿄 하네다에 62-73으로 졌다. 전날 히메지 이글렛전 패배에 이은 2번째 패배. 도쿄 하네다는 지난 시즌 W리그 14개 팀 가운데 11위 팀이다.신한은행은 그러나 이경은이 1쿼터에서 2분여만을 소화하는 대신 어린 선수들이 폭넓게 출전하는 등 경험을 쌓는데 더 주력했다. 그런데도 한때 18점까지 벌어진 격차를 3쿼터 중반 이후 한 자릿수로 좁히는 등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아 박수를 받았다. 결과를 떠나 값진 경험을 쌓았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김진영이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20점에 5스틸 4리바운드로 분전했다. 김아름도 3점슛 4개 포함 14점 6리바운드, 구슬은 10점 6리바운드로 각각 힘을 보탰다. 신한은행은 17일 오전 10시 히타치 하이테크를 상대로 대회 최종전을 치른다.신한은행은 경기 초반 상대의 강력한 수비와 선수들의 슛 난조 등이 겹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1쿼터 시작 6분이 지날 때까지 단 2점에 그칠 정도였다. 그나마 변소정과 김아름의 득점으로 추격의 불씨를 지피려 애썼지만, 상대의 만만치 않은 외곽포에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그나마 2쿼터 초반 김진영을 앞세운 신한은행이 4점 차까지 추격에 나섰지만, 도쿄 하네다는 빠른 공격과 외곽포를 앞세워 다시 격차를 벌려갔다. 일본 심판의 판정과 맞물려 경기 흐름도 번번이 끊겨 아쉬움이 남았다. 구나단 감독은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많은 교체를 통해 최대한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 그리고 3쿼터 후반부터는 맹추격도 나섰다. 이다연과 변소정, 구슬 등의 득점이 터졌다. 한때 20점 가까이 벌어졌던 격차는 어느덧 한 자릿수로 줄었다. 마지막 4쿼터 대반격을 기대해 볼 만한 흐름이었다. 그러나 뒷심이 아쉬웠다. 한창 기세를 이어가야 할 타이밍에 번번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상대도 슛 난조가 이어져 10점 차 안팎의 격차가 오랫동안 이어졌지만, 신한은행이 격차를 좁히진 못했다. 결국 신한은행은 11점 차 패배를 당했다. 다만 일부 주축 선수들이 휴식을 취한 가운데 어린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는 점에 대신 의미를 둘 만했다.구나단 감독도 쓰라린 패배의 아쉬움보다 선수들의 성장에 더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나단 감독은 “게임을 치를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다 성장하고 있는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 턴오버가 많이 나오지만 선수들 스스로 그런 부분을 안 하려는 노력이 보인다. 마음이 급해지기보다 넓게 시야를 보려는 노력, 그리고 팀 농구를 하려는 부분이 보여서 좋다”고 말했다.다카사키(일본)=김명석 기자 2023.07.16 18:31
국가대표

장내 아나운서 통해 공개된 선발 명단, ‘팬들은 우레 같은 환호’ [IS 대전]

우레와 같은 함성이 대전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큰 환호 소리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위르겐 클린스만(59)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친선경기를 펼친다. 출범 후 첫 승리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는 이날 조규성(전북) 황희찬(울버햄프턴) 이재성(마인츠) 이강인(마요르카) 박용우(울산) 황인범(올림피아코스) 김진수(전북) 정승현(울산) 박지수(포르티모넨스) 설영우(울산) 김승규(알 샤밥)를 선발로 내세웠다. 직전 16일 페루전 0-1로 아쉽게 진 클린스만호는 이날 승리에 도전한다. 한편 킥오프 30분 전 장내 아나운서를 통해 양 팀의 선발 명단이 호명됐다. 팬들은 각 선수의 이름이 불릴 때마다 큰 환호성을 보냈다. 마치 우레와 같은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실제로 킥오프 1시간 전까지 맑았던 하늘은 점점 어두워지더니 우레와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관중들을 비롯 경기 스태프들은 급히 비옷을 입으며 경기를 준비했다. 양 팀 선수들이 우중 혈투 속에서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대전=김우중 기자 2023.06.20 19:55
프로축구

“韓 선수들, 유럽서도 기술 좋지만…” ‘유럽 데뷔’ 이진현이 본 도전 조건

이진현(26·대전하나시티즌)이 유럽 도전 필수 조건을 이야기했다. 그는 피지컬과 템포를 강조했다.이진현은 지난 13일 경남 거제시에서 열린 2023시즌 K리그 동계 전지훈련 미디어캠프에서 “(대전이) 지난해 승격이라는 목표를 이뤘고, 한 시즌 더 함께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K리그1에서 대전이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대전이 목표를 이루는 데 도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대전의 중원사령관인 이진현은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 2경기를 포함, 29경기에 출전해 6골 5도움을 기록했다. 대전 승격의 혁혁한 공을 세웠다. 시즌을 마친 이진현은 폴란드 명문 레기아 바르샤바 팀 훈련에 합류했다. 입단 테스트 격이었다. 지난해를 끝으로 FA(자유계약)가 된 그가 유럽 진출에 다시금 도전한 것. 하지만 바르샤바와 연이 닿지 않았고, 대전과 재계약했다. 이진현은 “테스트라기보다 바르샤바 팀 훈련이나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함이었다. 개인 훈련보다 팀 훈련이 몸 상태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했다”며 “(유럽에) 처음 갔을 때와는 다르게 편안함이 느껴졌다. 팀원들도 잘해줘서 여유롭고 재밌게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포항 스틸러스 유스 출신인 이진현은 2017년 오스트리아 빈으로 임대 이적, 유럽에서 프로에 데뷔했다. 한 시즌 간 임대 생활을 마치고 줄곧 국내 무대를 누볐지만, 당시 유럽 생활이 그에게는 큰 자산이다.이진현은 “유럽 선수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경쟁하는지 알아서 그 무대를 꿈꾸고 있다. 만약 다시 도전해 유럽에서 뛰게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이라고 했다. 몸소 느낀 한국과 유럽의 차이점도 세세히 이야기했다. 이진현은 “(차이점으로) 경기 템포와 피지컬을 말할 수 있다. 기술은 한국 선수들이 더 나은 부분이 있고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경기 템포와 피지컬, 그리고 문화 적응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가졌어도 문화와 템포를 따라가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피지컬의 중요성을 아는 이진현은 비시즌임에도 꾸준히 관리해 근육량을 늘렸고, 70kg까지 증량했다. 그는 “(유럽 도전에 있어 중요한 요소는) 피지컬이 첫 번째다. 언어 공부도 많이 해서 완전한 의사소통이 돼야 적응이 수월하다. (언어를 익혀야) 스태프와 전술에 관해 소통을 할 수 있다. 나는 그런 점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 선수들의 유럽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와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올겨울에만 오현규(셀틱), 박지수(포르티모넨세) 등이 유럽으로 향했다. 과거 도르트문트, 마인츠 등 해외에서 오래 뛴 박주호(수원FC)는 최근 ‘해외에 갈 기회가 있으면 무조건 가야 한다’며 유럽행을 추천했다. 이진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유럽에서 뛰다가 K리그에 왔을 때,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선수들도 (유럽에서) 무엇이든 배워올 수 있다고 본다. 선수로서 높은 수준의 무대에서 경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김희웅 기자 2023.02.17 06:33
프로축구

[IS 이슈] 자랑스러운 태극전사 금의환향, 엿·계란 대신 박수 받았다

7일 오후 5시 40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 참가했던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 23명과 코칭 스태프가 항공기 두 편으로 나눠 귀국했다. 지난달 13일 카타르 도하로 떠난 지 25일 만이다. 독일에서 뛰는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을 비롯해 정우영(알 사드)과 김승규(알 샤밥)은 현지에서 소속팀으로 바로 복귀한다. 이전 월드컵과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앞서 2014 브라질 대회, 2018 러시아 대회 이후 귀국길은 험난했다. 브라질 대회 후 인천공항에 도착한 선수단에 일부 팬이 엿을 투척했다. 러시아 대회 이후에는 선수단이 독일을 꺾는 ‘카잔의 기적’을 연출했음에도 계란과 베개 등이 날아오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대표팀엔 엿과 계란이 아닌 박수가 쏟아졌다. 공항 출국장에는 천여 명의 축구 팬이 집결해 대표팀을 환영했다. 대전에서 왔다는 강지연(22)씨는 “대표팀의 경기를 볼 때마다 ‘심쿵(심장이 쿵하고 뛸 정도로 설렘)’했다. 기적을 만들어줘 정말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강인(레알 마요르카)을 응원하는 플래카드를 만든 박지수(28)씨도 “대표팀 경기가 열릴 때마다 광화문 광장에서 거리응원을 했다”라며 웃었다. 2018년 8월 부임해 4년 4개월 동안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은 “선수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했다. 한국은 16강 진출이 세 번째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어려운 조에 편성됐다. 두 팀은 우리보다 우세했다. 월드컵 내내 우리 팀이 어떤 팀이라는 걸 보여줬다. 긍정적이다. 선수들이 보여준 경기력에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선수들은 흔들리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겨냈다. 준비를 잘해서 이겨낼 수 있었다. 나는 우리 팀원들이 노력하는 걸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선수들이 두려움 없이 경기를 뛰었다. 우승 후보 브라질을 16강에서 만난 건 운이 없었다. 선수들이 많이 느끼고 성장했을 것”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결전지인 도하에서 기적을 연출했다. FIFA 랭킹 28위 한국은 포르투갈(9위) 우루과이(14위) 가나(61위)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에 속했다. 포르투갈, 우루과이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었다. 가나는 귀화 선수로 전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1승 1무 1패(승점 4)로 통과,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기적을 완성했다. 16강전에서 브라질에 완패를 당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대표팀에 박수가 이어졌다. 선수들이 부상 투혼을 발휘해 의미가 더 값지다. 소속팀 경기 도중 안와골절 부상을 당한 손흥민은 안면 보호용 마스크를 쓰며 출전을 강행했다. 김민재(나폴리)와 황희찬(울버햄프턴)은 각각 종아리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좋지 않았다. 이재성(마인츠)도 발목 부상이 있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금의환향한 대표팀은 8일 윤석열 대통령과 16강 진출을 기념하는 축하 만찬을 가진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표팀의 16강 진출이 확정된 직후 축전을 보낸 데 이어 벤투 감독, 손흥민과 통화하며 격려를 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승패를 떠나 우리 국민 가슴 벅차게 한 경기였던 만큼 모두가 승자”라고 전했다. 한편,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16강 진출로 개인당 포상금 1억 6000만원씩을 확보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5월 카타르 대회 포상금 지급 기준을 확정했는데, 최종 명단에 포함된 26명에게 기본 포상금 2000만원을 약속했다. 승리할 때마다 3000만원, 무승부 1000만원의 수당을 책정했다. 16강 진출 포상금은 1억원이었다. 인천공항=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2.08 00:02
프로축구

[IS현장] 벤투 감독, "포커스는 첫 경기...탈락한 선수들 안타까움 전하고 싶다"

2022 카타르 월드컵으로 가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26명의 명단이 12일 공개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명단 발표 행사를 갖고 26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인터뷰에 나선 축구대표팀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 개개인만 본 것이 아니라 누가 팀에 잘 녹아드는지를 봤다”면서 그동안 소집돼 활약하고도 탈락한 선수들에게 안타까움을 전했다. 벤투 감독은 공격 자원 오현규(수원 삼성)를 엔트리 외의 선수로 카타르에 동행하겠다고 밝혔다. 엔트리에 변동이 필요할 경우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첫 경기 시작 24시간 전까지 부상으로 인한 엔트리 변경이 가능하다. 벤투 감독은 “오현규와 면담을 통해 뜻을 전달했고, 동의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가장 뒷전으로 미뤄야 하는 감정이 걱정, 두려움다. 첫 목표였던 월드컵 진출을 이뤄냈기에 기쁘고 가장 큰 대회인 월드컵을 즐기고 싶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손흥민의 부상에 대해 토트넘 의무팀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나. 그리고 손흥민 부상이 이강인 선발에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손흥민 관련해 토트넘 의무팀과 계속 연락하고 있다. 팀 훈련 합류 시기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매일 연락하면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수가 편안하게 느끼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이강인 선발은 손흥민 상태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오현규 선발은 손흥민과 관련이 있나? “그렇다. 오현규는 손흥민의 상태 때문에 뽑았다. 그것 때문에 오현규가 같이 가는 거지만, 또한 그것이 오현규가 함께 가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이강인이 26인에 포함됐다. 이강인은 어느 순간에 활용하고 싶은 선수인지?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강점은 기술이 좋은 선수라는 것이다. 또 이번 시즌에 발전한 모습 보여줬다. 언제 활용할지 지금 말하긴 어렵다. 경기를 해봐야 알 수 있고, 월드컵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경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오현규의 장점은 무엇인가. “피지컬이 강하고 좋은 움직임을 보여준다. 스피드가 좋고 경합도 잘한다. 계속 관찰하던 선수고, 국내 소집에서 뽑았는데 소집 때의 모습을 보면서 결정하게 됐다.” -오른쪽 라인에 송민규, 윤종규가 합류했다. 이들을 최종 선발하게 된 이유는. “경기를 봤을 때 이미 알고 있을 거라 본다. 우린 선수 개인, 기술만 보는 게 아니라 팀에 어떻게 녹아 드는지 그 이상을 본다. 송민규는 선발되다가 9월엔 선발이 안됐다. 부상으로 운이 좋지 않았던 순간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시즌 마무리를 잘했고, 소집 때 보여준 모습이 선발하기에 충분했다. 윤종규도 비슷하다. 윤종규는 우리 스타일에 적응을 잘했고, 우리 스타일에 맞는 좋은 특징을 갖고 있다.” -김진수는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경기에 뛸 수 있다고 보는지, 그리고 김진수의 몸 상태 때문에 풀백 자원을 많이 뽑은 건지 궁금하다. “어제 기자회견 때는 내가 잘못 이해했던 부분이 있다. 질문이 김진수 아닌 박지수로 생각해서 추가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김진수도 더 지켜보면서 관리를 해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아직 팀 훈련 진행하지 못하고 개인 훈련만 해왔다. 내부 의무팀과 소통 통해서 확인을 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자면, 5명의 사이드백을 선발한 건 김진수 때문은 아니다. 그렇게 하기로 오래 전부터 논의해왔다. 이중 두 명은 레프트백으로도 뛸 수 있다는 것도 선발한 이유다.” -엄원상처럼 그동안 잘 해왔지만 아쉽게 제외된 선수도 있다. 어제 아이슬란드전 경기 내용이 최종 선발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최선의 선택을 위해서는 매 순간이 중요하다. 언급한 엄원상도 아쉽고, 다른 아쉬운 선수도 많다. 탈락한 선수들은 경기 후에 개별 면담을 했다. 윙어 포지션에서는 4명을 뽑으려 했고, 2명은 윙어 외의 다른 포지션도 뛸 수 있기 때문에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이 포지션은 충분하다 생각해서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포지션은 어디인가. 가장 아쉬운 선수가 있다면. “최종 명단은 오늘 전달했다.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찰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몇몇 포지션은 마지막까지 고민했다. 선수 한 명을 특정하기보다 어제 경기 이후 선발되지 않은 선수 명단을 전해줄 때가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선수들에게도, 우리 코칭스태프에게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선발되진 않을 거라는 사실을 알려줬고, 최대한 솔직하고 공평하게 대하려고 했다.” -박지수가 부상 당하지 않았다면 뽑힐 수 있었을까? 면담 때 그에게 어떤 말을 해줬는지 궁금하다. “가능성은 있었다. 선수와의 개별 면담은 우리끼리만의 것으로 남겨두고 싶다.” -아직 가나 명단은 안 나왔지만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의 명단이 나왔다. 첫 조편성 받았을 때 목표와 이번 명단 발표 이후에도 유효한지, 혹은 다른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상대가 얼마나 강한지 알고 있기 때문에 최종 명단에 대한 건 큰 의미 없다. 세 팀 모두 좋은 선수 보유했고, 대부분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명단이 나왔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가 바뀌지 않는다. 우리의 목표는 최대한 싸우고 최고의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상대가 강하기 때문에 어려움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월드컵에서의 목표, 그리고 이것이 한국 축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는지 알려달라. "월드컵은 긴 시간 준비했고, 사전 답사도 했다. 팀을 최대한 잘 준비시키는 게 우리 목표다. 첫 경기 때까지 일반적인 팀 훈련을 하고 경기 이후는 회복시킨 후에 훈련을 한다. 올바른 방식으로 강팀을 맞이하는 게 목표다. 포커스는 첫 경기에 맞추겠다." 이은경 기자 2022.11.12 13:46
프로축구

[IS 포커스] 부상 또 부상… ‘4년’ 공들인 벤투, 명단 발표 전부터 난관 봉착

4년간 준비한 월드컵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첫발을 떼기도 전부터 난관에 봉착했다.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커졌다. 벤투호는 11일 오후 8시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서 송민규의 결승 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여러 의미가 있는 한 판이었다. 12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최종 엔트리(26명)를 발표하는 벤투호의 마지막 옥석 고르기 기회였다. 또한 월드컵 전 홈팬들과 함께하는 출정식이기도 했다. 카타르로의 항해를 기분 좋게 하길 바랐을 벤투호지만, 상처가 남았다. 이미 핵심 선수가 여럿 다친 가운데, 또 부상자가 나왔다. 스리백의 한 축을 담당한 박지수는 전반 37분 상대 선수와 공중볼 경합 후 착지 과정에서 발목이 꺾였다. 결국 들것에 실려 나갔고, 대표팀 스태프 등에 업혀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그야말로 ‘악재’였다. 후반 막판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이 통증을 호소하며 스스로 벤치로 물러났다. 후반 교체 투입돼 20여 분을 소화한 김문환도 경기 후에 쓰러졌다. 아이슬란드전을 마친 벤투 감독은 “정우영, 김문환은 부상이 심각하지 않다. 박지수는 부상과 관련된 정보를 기다린 후에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추가 검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귀중한 자원 둘의 몸 상태가 성치 않아 시름에 빠졌다. ‘에이스’ 손흥민은 지난 2일 안면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올랐다. 월드컵 참가 의지를 드러낸 손흥민이지만,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왼쪽 풀백인 김진수 역시 여전히 완치되지 않은 모양새다. 김진수는 파주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입소 때부터 햄스트링 부상을 안고 있었고, 회복에 주력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전 대기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중역을 맡은 이들이 부상으로 신음하면서 월드컵 시작도 전에 벤투 감독의 계획이 꼬인 형세다. 2018년 8월부터 4년 넘게 한국 대표팀을 지휘한 벤투 감독은 12일 월드컵 최종 명단을 발표한다. 이후 14일 카타르로 향해 월드컵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벤투호는 24일 우루과이, 28일 가나, 내달 3일 포르투갈과 격돌한다. 화성=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2022.11.12 06:26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